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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차례상에도 원칙이 있다? 추석 차례상 차리는 방법(Feat. 지역별 차례상)


다가오는 10월 1일은 추석입니다. 예로부터 추석엔 가을 추수를 끝내기 전에 송편과 햇과일로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차례를 지내왔는데요. 오늘날엔 여행을 가거나 간단히 명절을 보내는 가정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있죠. 차례상을 차릴 땐 홍동백서, 어동육서 등 다양한 규칙이 있는데요. 이 규칙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오늘은 차례상 차리는 규칙과 지역별 차례 음식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차례상의 다양한 규칙



차례상 맨 앞 줄 가운데에 위치한 조상님의 이름이 적힌 패를 신위라고 하는데요. 이 신위와 가까운 음식을 1열로 보고 아래부터 순서대로 2열, 3열, 4열, 5열로 나열됩니다. 차례상에 음식을 놓을 때는 순서와 방향 등 규칙이 있는데요. 1열에서는 반서갱동 (飯西羹東), 2열에서는 어동육서(魚東肉西)와 동두서미(東頭西尾), 3열에서는 어탕, 소탕, 육탕 세 가지 종류의 탕을 올리고, 4열에서는 좌포우혜(左脯右醯)와 숙서생동 (熟西生東), 5열에서는 홍동백서(紅東白西)가 있죠.


하지만, 이 규칙들은 하나의 큰 틀이기 때문에 꼭 지키고자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예를 들어 음식을 올리는 순서를 바꾸거나 조상님이 생전에 좋아하신 음식 등을 올려도 예에서 어긋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성을 담아 준비하며 조상을 기리는 것이죠.



지역별 차례상 음식의 차이


1. 경기도, 강원도, 제주도



경기도는 내륙 지방으로 생선이 귀한 지역 중 하나인데요. 구하기 쉽지 않은 귀한 식재료인 만큼 말린 생선이 차례 음식으로 쓰입니다. 특히, 알을 많이 낳아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명태가 대표적으로, 이를 활용한 전이나 포 같은 음식들을 흔히 볼 수 있답니다


강원도는 산간지역으로 감자, 고구마 등의 뿌리 작물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주로 감자전이나 메밀전 등이 올라간답니다. 제주도는 제주도 남부 해역에서만 잡을 수 있는 옥돔이 올라갑니다. 예로부터 옥돔은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라갈 정도로 귀한 생선이었기 때문이죠.


2.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는 동해바다와 인접하기 때문에 해산물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어, 도미, 가자미 등의 생선과 건어물을 차례상에 올리는데요. 특히, 경상북도 안동은 글을 아는 물고기라는 뜻을 가진 문어를 차례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전라도는 우리나라 최대 곡창지대인 만큼 먹거리가 풍부한데요. 주로 고기전과 병어, 꼬막 등의 어패류가 올라간답니다. 충청도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위치한 만큼 시 · 군마다 차례 음식이 달라지는데요. 경상도와 가까운 곳에서는 오징어, 피문어 등의 건어물을 올리고, 전라도와 가까운 곳은 주로 가자미, 낙지 등 생선을 올립니다.



이처럼 지역과 가정마다 차례상을 차리는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피해야 할 음식이 있습니다. 복숭아, 고춧가루나 마늘 양념으로 한 음식, ~치로 끝나는 생선인데요. 복숭아 또는 고춧가루나 마늘 양념으로 한 음식들은 혼령을 내쫓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 조상님이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또한 갈치, 넙치 등 ~로 끝나는 생선은 대부분 살이 붉고 비린내가 난다 하여 예로부터 귀하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차례상에 올리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차례 상차림 규칙들의 의미와 지역마다 다른 차례 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차례상은 지역, 가정마다 차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형식보다는 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하는 가족들과 음식을 먹으며 명절을 즐겁게 보내는데 더욱 의미가 있겠지요? 이번 추석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가급적 명절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가족들과 간소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