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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환경 이모저모] 미래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요! (feat. 세계의 어린이날)


지난 11월 20일은 UN이 정한 '세계의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의 인권을 보호하고, 아동의 복지 증진을 위해 지정된 날인데요. 어린이의 복지 증진을 위해 국가, 사회, 가정이 책임져야 할 기본적인 요건이 적혀있는 '어린이 헌장'을 살펴볼까요? 1988년 보건복지부에서 재개정한 '어린이 헌장'은 11개의 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린이 헌장 2항에는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린이는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90년대 이전 환경 기초시설이 부족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기술의 발달과 사람들의 인식 개선 등이 이루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환경이 쾌적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후변화, 미세먼지, 자원고갈 등 개인과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러한 문제들은 산업화 이후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개발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공기, 물, 흙 등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생태계에서 과거에 없었던 환경 문제들이 생겨났죠. 즉, 산업화 이전에는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오염이 발생하여 지구 스스로가 깨끗하게 하는 자정능력을 가졌다고 가정한다면, 산업화 이후에는 지구의 용량을 초과하는 오염이 발생해 과거에 비해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원과 에너지는 정말 오롯이 우리들의 것일까요? 국제 환경 단체인 ‘세계 생태발자국 네트워크’에서는 매년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Earth Overshoot Day)’을 계산해서 발표해왔는데요. 이날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지구의 생태자원을 모두 소비한 날을 말합니다. 올해의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은 8월 22일이었는데요. 이는 8월 22일 이후부터 12월 31일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지구의 생태자원은 미래세대의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가 어린이와 미래세대를 위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이 미래에 사용할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하고 쾌적하지 못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의 세대는 어린이와 미래세대들의 빈곤 퇴치, 양질의 교육환경 제공, 환경 보호, 불평등 해소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와 미래세대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는 아직 익숙지 않은데요. 당사자인 그들의 목소리 없이 어른들만의 논의로 만들어진 것들이, 정녕 그들이 원하는 쾌적한 환경일까요? 기후변화와 관련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와 우리나라 ‘청소년 기후 행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호소했는데요. 이처럼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미래세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과 또래들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존재로만 보지 말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주체로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어린이 헌장처럼 어린이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미래세대가 원하는 환경이 무엇인지,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인데요. 미래의 문제는 어른들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야기하고, 함께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죠. 더는 아이들을 어리게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체로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원과 에너지는 미래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