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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우리 아이 생활통지표 쉽게 이해하는 꿀팁 (feat. 초등학교 교사)

초등학생들이 겨울방학, 봄방학을 맞이하면서 가져오는 생활통지표! 학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들의 성적이 궁금할 텐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경력 15년 차 초등교사 3인과 똑똑하게 생활통지표 확인하는 법을 알아보아요.


Q. 생활통지표에 등수(석차)가 나오지 않는다. 혹시 생활통지표를 보고 내 자녀의 등수(석차)를 알 수 있을까?


(서울 L 교사) 초등학교 생활통지표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학생 간의 성적을 비교할 수 있는 등수나 석차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교과별 성적에 대한 교사 의견을 차근차근 살펴보면 우리 아이의 종합적인 성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Q. 예를들어, 교과별 성적 기술을 읽어보면 전구의 직렬연결과 병렬연결에 따른 전구불의 밝기 차이를 이해하고 있음(과학). 초가 연소할 때에 생기는 물질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 방법을 설명할 수 있으며 실험결과 정리를 잘함(과학). 위치를 나타내는 문장을 읽고 뜻을 알며 가장 좋아하는 것을 나타내는 문장을 바르게 씀(영어). 자료를 수집하여 꺾은선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으며 해석할 수 있음(수학). 대부분 이렇게 기술되어 있던데 이러한 기술은 어떤 의미인가요?


(경기 K 교사)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평가하기 위해서 학기 초에 평가계획을 세우고 학부모에게 이러한 내용을 알려드립니다. 이러한 평가계획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근거해서 만드는데요.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식물을 관찰하여 특징에 따라 식물을 분류할 수 있다’(4학년 과학)와 같은 성취기준이 있다면, 그 성취기준에 따라 교사는 학생이 식물을 분류할 수 있는지 수행평가지, 관찰평가, 체크리스트 등을 이용해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이때 성취목표에 도달했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를 학교 평가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3단계(잘함, 보통, 노력 요함/상,중,하)나 4단계(매우잘함, 잘함. 보통, 노력 요함) 혹은 5단계(매우잘함, 잘함, 보통, 부족함, 매우 부족함)로 평가하고 이를 다른 말로 기술하게 되는 것이죠. 


Q. 그런데 막상 내 자녀의 생활통지표를 읽어보면 특별히 잘못한다거나, 단점이 기록되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초등학교 생활통지표는 잘한다고는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잘하는지 못하는지 판별이 어렵다고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울 L 교사) 좀 전에 했던 이야기에서 조금 더 설명해볼게요.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식물을 관찰하여 특징에 따라 식물을 분류할 수 있다’라는 평가 기준이 있다고 하면 3단계 기술은 다음과 같아요. 


특별히 못 한다는 문구는 없으나 비교해보시면 우리 아이가 어떤 수준인지 비교해볼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여기서 꼭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평가에 관한 기술은 지역마다, 학교마다, 특히 교사마다 특성이 있어서 ‘여러 가지 식물을 관찰하여 특징에 따라 식물을 분류할 수 있음’이 보통이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교사는 매우잘함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교과의 평어를 읽어보고 비교해보시면 조금 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충북 B 교사) 저의 경우는 약간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도달하지 못한 평가 기준을 저는 좀 솔직하게 써주는 편입니다. 물론 제가 있는 학교가 5단계로 학생들을 평가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해요. 예를 들면 ‘여러 가지 식물을 관찰하나 특징에 따라 분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 혹은 ‘여러 가지 식물을 관찰하나 특징에 따라 분류 하지 못함’ 이렇게 기술하기도 합니다. 영어도 ‘4가지 중에서 2가지만 말할 수 있음’ 혹은 ‘4가지 중에서 1가지만 말할 수 있음’과 같은 기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표현보다는 학생들이 잘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주로 기술하기도 합니다.



Q. 학년 말 학생생활발달상황이 있던데 이것은 성적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충북 B 교사) 이것도 학교마다 달라서 1학기 말과 2학기 말에 2번 발송하는 경우도 있고 학년 말에만 기록하여 1번 발송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말 그대로 학생생활발달상황으로 1년간 혹은 6개월간의 학생에 대한 교사의 종합적인 관찰 결과를 기록합니다. 교과적인 것과 인성적인 것, 예체능에 관련되는 것, 잠재적인 발달상황 등을 모두 기록하는데요. 예를 들면 수학적 사고력이 좋다든지, 토의토론을 논리적으로 잘한다든지 같은 교과적 성격부터 인사성이 좋다거나 리더십이 좋다는 등의 인성적인 측면도 기술합니다. 또한, 전반적인 학생의 특성인 밝은 성격과 명랑한 성격 등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리기에 소질이 있다든가 하는 잠재적인 발전 가능성을 기술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개선하였으면 하는 내용도 기록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데 서툴다든지,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어 다툼이 잦다든지, 더 잘할 수 있는데 자신의 노력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던 지와 같은 기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우미양가’ 혹은 ‘매우잘함, 잘함, 보통, 노력 요함’과 같이 명료하게 한 학기, 한 학년의 성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평가는 수업성취를 가늠하는 잣대의 역할보다는 학생들의 어떤 부분에 개선이 필요하고, 어떤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생활통지표는 이러한 평가의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3명의 교사 모두 공통적인 의견으로 생활통지표는 자녀와 함께 보고, 잘한 부분을 많이 칭찬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약속을 정해보라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생활통지표는 사실 부모님보다 학생들이 훨씬 더 떨리면서 받는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믿고 격려하고 더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