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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환경 이모저모] 어른들이 아이들의 카나리아가 되었으면





최근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놀이용 완구, 학습용품, 디지털 제품 등의 구매도 증가했는데요.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들과 놀이 공간은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할까요?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주변의 유해물질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소아과 의사들이 공부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듣게 되는 말이 “아이들은 작은 어른이 아니에요”라고 하는데요.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생리적으로 어른보다 미성숙한 조직과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는데요. 때문에 알레르기의 반응이 높고 체중 당 호흡량이 많습니다. 또한 신진대사를 통한 유해물질의 제거 및 배출 능력이 약해 몸에 축적되기 쉬우며, 화학물질이 몸 속에 들어오면 소화기관에서 더 잘 흡수되죠. 한편,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아 오감으로 탐색하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것을 궁금해하고, 궁금한 것을 입에 넣으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인지력과 판단력이 낮아 유해물질에 쉽게 노출되기도 하는데요. 또한 생리적으로도 아이들은 미숙한 조직과 면역체계로 알레르기 반응성이 높습니다. 




어린이는 땅속에서 막 올라온 새싹과 같아요. 뜨거운 태양빛이 새싹에게 치명적인 것처럼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유해환경에 더 치명적인데요. 아이들은 지금의 어른들이 어렸을 때에 비해 더 많은 유해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생활 화학제품, 화학섬유 의류, 플라스틱 장난감, 화장품, 섬유유연제, 탈취제 등 약 7만 여종의 화학물질로 종류도 다양하죠. 그리고 아이들이 활동하는 인공 놀이 시설이 많아지면서, 철재, 플라스틱 등 어린이 놀이기구에서 중금속에 노출되기 쉬워졌습니다. 또한 목재 기구도 나무가 썩지 않도록 방부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금속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데요.




아이들은 입, 호흡기, 피부 접촉 등에 의해 유해물질에 노출됩니다. 아이들이 지속해서 유해물질에 노출될 경우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 환경성 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이제는 어린이 건강 보호를 위해 어린이 활동 공간과 용품의 환경안전 확보가 필수인 사회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뛰어 놀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탄광 속 광부의 안전을 지켜주던 카나리아가 되어야 합니다. 19세기 유럽의 광부들은 탄광 속에서 유해물질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새장에 카나리아를 넣어 함께 탄광에 들어갔는데요. 카나리아는 호흡기가 약해 유해가스가 생겨나면 평소보다 행동이 둔해지거나 울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래서 작업하던 광부들은 이러한 카나리아의 모습을 보고, 위험을 사전에 알 수 있어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 합니다.




카나리아가 광부들을 지켜주고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었듯, 어른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사전에 지켜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지는 물건들은 무엇보다 안전한 재료를 사용해서 만들어야 하는데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실내놀이 공간은 자연물이나 친환경 도료 및 재료들을 이용해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외부 놀이 공간은 이물질을 수시로 제거하고, 안전시설을 강화해 외부의 기생충이나 유해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해요. 


한편, 정부에서도 지난 2019년 12월 31일에 아이들이 보다 안전한 공간에서 놀 수 있도록 ‘환경보건법 시행령’의 일부를 개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키즈카페도 ‘환경보건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환경부에 따르면, 영세한 키즈카페를 대상 유예기간을(3년) 두고, 환경안전진단, 부적합 시설 개선 등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의 저서 「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에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칠레의 시인이자 작가인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의 말이 한 구절 나오는데요. “많은 것들은 우리를 기다려 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뼈는 단단해지고 있고, 피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감각은 발달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내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의 이름은 ‘오늘’이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면, 어른들은 지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곳에서 자랄 수 있도록, 우리와 아이들의 내일을 위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환경보전협회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