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전/생활안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아이들을 위해 알아두세요! 폭력 영상물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

어린이가 새로운 것을 익힐 때 스펀지같이 흡수한다는 표현을 쓰는데요. 그만큼 때묻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겠죠? 그러나 만약 우리 아이가 보고 흡수하는 것이 폭력 영상 속 말과 행동이라면 어떨까요? 생각만해도 위험천만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아이들의 안전! 키즈현대에서 실제 폭력 영상이 어린이에게 끼치는 영향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랑스에서 흥미로운 주제의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정신분석가인 세르쥬티스롱(Serge Tisseron)의 지휘 하에 '텔레비전의 폭력 영상과 청소년'을 주제로 실제 폭력 영상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것이죠.

 


실험 과정 

-표본인구: 파리 지역 세 곳의 중학교 학생 200명

-나이: 11~13세 사이의 청소년


1. 2분 길이의 영상 다섯 편으로 조사 대상자들은 사전 경고 없이 10분 동안 주어진 영상을 시청한다.

2. 10분 동안의 시청이 끝난 후, 각 조사 대상은 연구자 한 사람과 6개 질문으로 개별 질의를 한다.

-재미있었는가?

-이 장면들을 전에 본 적이 있는가?

-등장인물 중 되고 싶은 인물이 있었는가? 

-무엇을 느꼈는가? 

-너라면 어떻게 했겠는가?

-네 생각에는 어떻게 했어야 할 것 같은가?


3. 조사 대상자들을 다시 10명의 소그룹으로 재구성하여 '역할 게임'을 한다. 

2명의 연구자가 이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여 분석자료로 삼는다.

 

 

언짢은 감정 생성 

실험을 통해 폭력 영상을 시청한 어린이의 반응은 한결같았습니다. ‘기분이 나빠졌다!’ 


폭력 영상을 접한 어린이의 경우 불안, 공포, 분노, 증오 등의 감정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며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증오나 분노의 감정이 격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할 연기' 실험을 통해 폭력 영상을 접한 어린이들의 30% 이상이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폭력집단 가담 욕구 증가

폭력 영상은 이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했으며 부정적 감정에 빠진 어린이의 경우 폭력집단에 가담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증가되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폭력 영상은 보자마자 바로 정신적으로 큰 영향은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폭력 영상을 보고 난 후, 스트레스의 탈출구를 찾아내려고 하기 때문에 폭력집단 가담을 위한 욕구가 증가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실험을 이끈 세르쥬티스롱은 위와 같은 실험을 토대로 폭력 영상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 폭로성 영상: 어린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예전에 겪은 불안을 되살리게 하는 영상 

2. 가치 상실성 영상: 어린이 시청자들의 일반적 가치판단을 흐리게 하는 영상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구별이 폭력 영상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시청하는 어린이들의 영상 소화방식에 따라 구분된다는 점인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 시청자는 후자, 즉 폭력장면을 보고 나서 평상시의 가치판단을 잃게 되는 현상을 보이게 되는 것을 주의해야 하는 점입니다. 

MINI BOX. 폭력 영상을 대하는 한국의 어린이들은 어떨까?

한국에서도 폭력 영상의 유해성을 다룬 실험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출처: EBS 5부작 다큐 '아이의 사생활' 제2부 도덕성


1. 어린이를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세 종류의 화면을 보여준다 

-그룹 1: 인형을 공격하는 모습 

-그룹 2: 인형을 보살펴주는 모습 

-그룹 3: 인형에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무관심한 모습


2. 영상 시청 후 각 그룹의 아이들을 한 명씩 불러내 인형이 있는 방에 들여보내고 관찰카메라로 그들의 행동을 10분 동안 관찰한다. 


실험 결과 

아이들은 자신들이 본 화면과 유사하게 행동과 말을 모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룹1: 약 78%의 친구들이 공격행동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룹2: 43%의 아이들이 친절행동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였고, 공격행동을 보인 아이는 없었습니다. 

그룹3: 6명 어린이 모두 무관심행동을 모방하여 공격행동을 보인 어린이가 없었습니다. 


즉, 이 실험을 통해 모방하려는 특성이 강한 어린이들은 매체를 통해 보고 듣는 상황을 습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넘쳐나는 폭력 영상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린이들을 폭력 영상으로부터 올바르게 보호하는 방법으로 '영상 이해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연구진들은 이야기합니다. 폭력 영상을 피하기보다는 이를 적절히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자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가장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대화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실험을 진행한 세르쥬티스롱은 “폭력 영상을 시청한 어린이가 부모나 형제, 친구, 선생님 등 제3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대화요법이야말로 폭력 영상을 시청한 어린이가 이를 내재화하지 않도록 해주는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1994년~96년 사이에 미국에서 진행된‘전미 텔레비전 폭력연구(National Television Violence Studies)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부모에게 권고했습니다.


 

1. 자녀와 함께 텔레비전을 시청할 것 

2. 텔레비전 내용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하도록 격려할 것 

3. 시청 결정을 할 때 자녀의 성장 단계를 고려할 것 

4. 텔레비전 폭력의 시청과 관련된 잠재적인 위험을 인식할 것

5. 서로 다른 종류의 폭력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식할 것


|출처: 청소년위원회, ‘폭력영상물의 청소년 영향성에 대한 임상실험 및 정책연구’



영상홍수시대라 불리는 요즘, 아이들의 TV시청을 무조건적으로 막는 것이 적절한 해결방법이 아닙니다.스마트폰이나 PC등 영상을 접할 기회가 많고, 영상을 무조건 접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러한 영상을 보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숙지하고 우리 아이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고를 지닐 수 있도록 부모님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이해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프랑스, TV폭력영상이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폭력영상물의 청소년 영향성에 대한 임상실험 및 정책연구>, 청소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