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날씨는 쌀쌀해지고, 곱던 단풍도 천천히 땅으로 내려앉는 11월 늦가을입니다. 요즘엔 밤이면 찬 기운과 함께 별이 더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이는데요. 실제로 가을과 겨울은 대기가 투명하고 맑기 때문에 별을 관측하기에 유리한 계절이라고 합니다. 이번 달엔 아이와 함께 천천히 떠나보는 가을 천문대 여행을 준비해보았는데요. 지난 몇 주간,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구경과 사람들이 붐비는 가을 축제로, 다소 분주하고 요란한 주말 나들이를 즐겼다면, 이번에는 광활한 우주 속 별을 헤아리며 아이의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색다른 여행 어떨까요? 아이를 데리고 가볼 만한 가을 천문대 여행지!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강원도 영월 별마로 천문대
먼저 가볼 만한 천문대로는 ‘별을 보는 고요한 꼭대기’란 뜻을 갖고 있는 강원도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입니다. 일찍이 영화 ‘라디오스타’와 KBS 프로그램 ‘1박2일’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곳은 영월의 봉래산 해발 799.8m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지점은 실제로 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라고 하는데요. 관람 시간에 맞춰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무엇보다 천문대 여행의 묘미는 망원경을 통한 별 관측과 함께 천체투영실에 누워 돔 스크린에 가득한 별을 구경하는 시간이 될 텐데요. 이때 전문가가 옆에서 별자리에 대해 함께 설명해주므로 아이에겐 아주 이색적인 경험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게다가 천문대가 위치한 봉래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영월 읍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장관입니다. 발 밑을 보면 아찔하지만 넓게 펼쳐진 시야에, 그간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가슴까지 탁 트이는 느낌을 덤으로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별마로 천문대는 오직 인터넷 사전 예약만으로 신청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주세요.
입장료: 어른 5,000원, 6세 이상 4,000원
위치: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
문의: 033-374-7460, www.yao.or.kr
경기도 양주 송암스페이스센터
서울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수도권 내 천문대를 찾는다면, 경기도 양주의 송암스페이스센터는어떨까요? 송암스페이스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천문 테마파크로, 최첨단 시설은 물론, 객실과 고급 레스토랑 등 각종 부대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하룻밤 묵고 오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천문대로 오르는 케이블카에서부터 계명산 숲 전경과 산등성이 너머 천천히 드러나는 북한산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도착 이후 펼쳐지는 세계는 더 환상적입니다. 국내 최초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60cm 대형 망원경을 구비해 작은 망원경으로 쉽게 볼 수 없는 별까지 관측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챌린저 러닝센터에서는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주탐사를 체험할 수 있고,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에서는 돔 형태의 천장에 비친 멋진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용 요금을 합하면 다소 가격이 높은 듯하지만 그만큼 알찬 체험에,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흠뻑 빠져드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요금: 천문대 이용권 2만 2000원, 입장권 5000원 등
위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85번길 103
문의: 031-894-6000, http://www.starsvalley.com/
전라도 곡성 섬진강 천문대
아름다운 섬진강 풍광을 자랑하는 곡성은 기차로 떠나는 테마여행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인데요. 이곳, 섬진강이 흐르는 강변에는 천문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동화 나라를 떠올리게 하는 외관의 섬진강 천문대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주관측실,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등을 갖추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곳 곡성섬진강 천문대의 매력은 인접한 곡성 기차마을에서 타보는 추억의 증기 기관차와, 강변 따라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레일바이크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처럼 날씨 좋은 주말에는 야간 입장권이 조기 매진되고 있다 하니, 관람을 계획하는 가족들은 예정 시간보다 일찍 방문해 발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주말, 곡성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타볼까요?
요금: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6세 이상~12세 이하 1,000원
위치: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1234
문의: 061-363-8528, http://star.gokseong.go.kr/?r=star_main
충남 청양 칠갑산 천문대, 스타파크
“콩밭 메는 아낙네야~” 유명한 칠갑산 노래. 실제로 콩밭 메는 아낙네 동상이 있는, 충남 청양의 칠갑산에는 칠갑산 천문대, ‘스타파크’가 있습니다. 입장료는 저렴하지만, 국내 최대 구경의 굴절망원경과 Full 돔 입체 영상 시스템, 그리고 5D 입체 영상 등 기대 이상의 천체 관측 경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근의 청양의 명물, 천장호 출렁다리와 알프스 마을까지 함께 다녀온다면 더욱 좋을 가을 여행지입니다.
요금: 성인 3,000원, 중〮고등학생 2,000원, 초등학생 1,000원
위치: 충남 청양군 정산면 마치리 526-3
문의: 041-940-2790, http://star.cheongyang.go.kr/
강원도 화천 조경철 천문대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지난 달 처음 문을 연, 강원도 화천의 ‘조경철 천문대’입니다. 천문학자 고 조경철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무려 146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이 `조경철 천문대’는 광덕산 해발 1,010m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는 일반인 이용이 가능한 국내 천문대 중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위치라고 합니다. 그만큼 시내 불빛으로 인한 광해와 운무가 없어 국내 최고의 별자리 관측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 지차체 천문대 중 유일하게 구경 1미터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하니 다른 천문대 관람 시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듯하네요. 올가을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 예약을 서둘러보세요.
요금: 무료 (내년 상반기까지)
위치: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 산 273-105
문의: 070-4694-5591, http://cafe.naver.com/drchouobservatory
√ 여기서 잠깐! 가을철 대표 별자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각형 모양의 페가수스자리, 안드로메다자리, 페르세우스자리, 도마뱀자리, 삼각형자리, 양자리, 물고기자리, 조랑말자리, 남쪽물고기자리, 물병자리, 염소자리, 고래자리
Tip. 천문대 관람 백배 즐기기
1. 흐린 날씨에는 관측이 어려우므로 날씨를 확인한다.
2. 보름달이 떠 있을 때는 별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시기를 잘 맞춰간다.
3. 별 관측 전후에는 아이와 함께 우주 관련 동화나 그림책을 보며 아이의 흥미를 북돋아준다.
늦가을 별들과 마주하고 있으면 왠지 어둠 속 고요히 빛나는 별들이 얼마 안 남은 올해의 시간들을 천천히 갈무리해보라 말을 걸어올 것만 같은데요. 망원경을 통해 별과 우주의 신비를 체험해보는 천문대 여행! 아이에겐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겐 잊고 있었던 아날로그 감성이 되살아나는, 색다른 가을 여행이 될 것입니다. 가을이 저물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아이와 함께 가을 천문대 여행을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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