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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는 것은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것은 희망을 노래하는 것 - 대안학교 알아보기

키즈현대에서 선생님을 인터뷰하여 올바른 자녀양육 꿀팁을 소개해드리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대안학교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안학교의 학제, 교육방법, 학부모 참여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안교육은 기존 제도교육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대체’하는 방안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안교육은 1994년경부터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1997년 간디청소년학교의 개교를 통해 본격적인 출발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99년에는 이런 대안교육의 정신을 모아내고 알리고자 격월간 교육잡지 ‘민들레’가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의 모토로 창간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난 20여년동안 대안교육의 가치와 정신 그리고 교육 방법론은 실제로 제도교육에 크고 깊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입니다. ‘혁신학교’, ‘자유학기제’, ‘인성교육’ 등의 키워드가 대안교육의 핵심적인 화두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공교육 교사와 대안교육 관계자들과의 다양하고 빈번한 네트워킹으로 서로의 교육적 목표와 방법을 나누며 존중하고 있습니다.


 


대안교육의 학제는 매우 다양합니다. 초등을 5년제 혹은 6년제로 운영하는 곳이 있으며, 중고등 통합과정 시 5년제나 6년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초등 1학년부터 고등학교 과정 3학년까지 하나의 학교에서 다니는 12년제 학교도 있고, 초등 6년과 중등 3년만을 운영하는 9년제 학교도 있습니다.

 

누가 어떤 생각으로 학교를 설립했느냐에 따라 교사 주도형인지 학부모 주도형인지 구별할 수도 있습니다. 또 서울,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도시형 학교와 농촌 지역에 주로 위치한 전원형 학교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기숙사가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학제나 시스템은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얘기할 수 없는 학교마다의 고유한 특성으로 볼 수 있겠네요.


대안교육연대에서는 초등 대표 선생님들이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학교 상황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는 ‘초등 대표고사 모임’이 열리고 있는데요, 교육의 중요한 주체인 교사는 대부분 ‘교사회’라는 이름으로 ‘교육’뿐 아니라 ‘학교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교장 없이 수평적 구조로 교사회가 구성되어 있는 곳도 있고, 대표교사와 교장이 교육과 소통의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교사 임용 시 제도권 교사 자격을 따지지 않고 사회 경험과 전문 분야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곳도 많습니다. 


       발도르프 학교 수 세계적 증가 추이                       |출처: 위키피디아


자유, 사회-정치적 해방, 전인성과 통섭, 종교와 영성, 생태, 미와 예술, 노작활동, 작은 학교, 독창성과 토착화 등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치들은 각 교육 현장에서 서로 다른 변주를 통해 교육 철학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발도르프 교육이나 프레네 교육 등도 대안교육 내에서 튼튼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 1919년 독일 루돌프 슈타이너에 의해 세워진 발도르프 학교에서 출발한 대안교육으로 남녀공학, 전인교육, 성적이 없는 성적표, 교과서 없는 수업, 자치 행정 등의 특징을 간고 있습니다. 


*프레네 교육: 학생이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왜 배울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교육으로 협동을 가장 중요시하며, 동기, 책임, 자유, 민주주의, 신뢰를 강조하는 시스템입니다. 


흔히 이야기 하는 ‘왕따’, ‘학교 폭력 피해자’, ‘학교 부적응아’ 등이 모여 있는 곳이 대안학교다라는 것은 큰 오해입니다. 물론 어려움이 있어서 대안교육을 선택하고 최선을 다해 배움을 이끌어가고 있는 학생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대안학교에서 교사의 지지와 친구들의 신뢰를 통해 회복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반적인 문제라고는 전혀 없는 청정지역은 아닙니다. 제도권 학교와 다른 점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상황 자체를 수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당사자 모두가 ‘회복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대안교육 현장은 인가를 받은 자율형 학교도 있고, 국가에서 설립한 공립형 대안학교도 있지만 대부분은 미인가 학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 과정 편성이나 운영이 자율적이고 실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발도르프 학교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교과 과정이 비교적 고정되어 있는 편에 속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는 불완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교육과정을 편성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미인가 학교 학생들은 최종적으로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 인정을 받습니다. 대입을 위해서는 고졸 검정고시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할 수 있지만 대부분 무난하게 합격하는 수준입니다. 


 칠판 그림 그리기(위) / 구들 만들기(왼쪽 아래) / 감자 수확 활동(오른쪽 아래) 

|출처: 푸른숲발도르프학교


예술 활동 수업이 많이 배치되어 있고, 노작 활동을 많이 합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만 칠판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예술적 재능을 칠판에서 펼치는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옛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는 구들 만들기와 감자 수확 활동을 통해 자연에서도 많은 경험을 얻고 있습니다. 외국어는 대부분 언어로서의 접근보다 타문화의 이해(저학년)와 정보의 습득 채널(고학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충분하지 않는 재정 상황 때문에 과학 실험도구 등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프로젝트 수업이나 협동 수업을 많이 하는 편이며,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논문(에세이) 발표회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는 학부모의 학교 활동 참여가 일반 제도학교보다는 많고 깊게 연관되어 있는 편입니다. 부모 교육과 배식, 학급 모임과 학교 교육행사 지원, 운영위원회나 이사회 참여 등의 기회가 많은 편입니다. 부모 역시 교육의 한 주체로서 함께하는 동지이기 때문입니다. 책 읽는 부모가 아이 손에 책을 쥐어줄 수 있듯이 교육은 학교와 가정에서 같은 비중으로 이뤄집니다.


 

                                           2016 대안교육연대 부모워크숍 개최    |출처: 대안교육연대 뉴스레터 제5호 


지난 5월에는 대안교육연대에서 1박 2일간 부모 워크숍을 진행해 여러 대안학교의 운영현황과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모여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는데요. 이렇게 일반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대안학교에서는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 제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답니다. 


학비는 학교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입학 때 한 번 납입하고 후에 돌려받는 출자금, 학사 건립 등에 사용되는 발전기금, 월 단위 학비, 급식비, 기숙사비 등 항목이 있습니다. 기숙사가 없는 학교라면 통상 월 40~50만원대 수준입니다. 일반 학교에 비하면 상당한 금액이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가 사교육을 금지시키고 있고, 장학금이나 품앗이 기금, 자율학비 등을 통해 문턱 낮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비와 관련해서는 대안학교마다 상이하므로 반드시 직접 문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대안학교에서 가장 행복한 이들은 아이들입니다. 교사와 부모로부터 한껏 지지를 받고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제도권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보다 성적을 위한 학습 능력은 다를지 모르지만, 흙이나 숲에서 활동해 자연과 친근하며, 사람 사이의 진실함을 바탕에 두고 교육받고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한 선배 직장인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출처: 대안교육연대 뉴스레터 제5호


개인의 진로와 세상의 변화 앞에 부모님과 학생 모두 고민이 많을 수는 있지만,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내면의 힘을 깊이 기를 수 있습니다. 짧든 길든 대안교육을 경험하고 고등학교를 마친 친구들이 매년 늘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고 일찌감치 취업이나 직업훈련을 받아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거나, 창업을 하거나 여행을 하며 세상의 경험을 쌓은 친구들도 많습니다. 




대안학교를 선택할 때는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와 ‘맞다’, ‘맞지 않다’의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학교마다 학생을 뽑는 시기도 다르고 방법도 다릅니다. 학교의 제도와 교육제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내 아이와 또 맞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여러 대안학교를 직접 방문해보고 우리 아이의 성향과 맞는 곳인지 충분한 상담과 고민이 필요합니다.


<도움글: 푸른숲발도르프학교 이상우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