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 여름이 다가오는 시기입니다.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가요? 캠핑, 우거진 숲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일 수도 있고, 모기, 장마, 폭염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일 수도 있죠. 필자는 안전과 밀접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 몰라도, 여름 하면 특히 ‘강수와 어린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과연 강수와 어린이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비가 오면 어린이들은 매우 신이 납니다. 밖으로 나가 우산으로 장난도 치고, 일부러 물이 고인 길에 장화를 신고 지나가기도 하며, 발로 물을 튀기기도 하죠. 이렇게 장난을 치는 게 어린이들에게는 색다르고 즐거운 일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에 빠져있는 사이,그만큼 주위를 살피는 일에 소홀해져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 기상 상태 별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비, 흐림, 안개일 때 맑은 날보다 사고 치사율이 높습니다. 교통사고 100건 당 치사율을 보면 안개 낀 날은 10.3, 흐린 날은 3.4, 비 오는 날은 2.4로 맑은 날 1.6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이처럼 맑지 않는 날의 기상 상태에서 치사율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어린이는 앞서 얘기했던 대로 비 오는 날에 장난을 칠 수도 있어, 이러한 날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보행자는 우산에 시야가 가려질 수 있고, 운전자는 날이 어두워 상대적으로 물체가 가까워져야만 인지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비가 오면 차 유리에 비가 떨어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어린이들이 비 오는 날 주의해야 할 것은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도록 하는 것’과 ‘주위를 잘 살피고 다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기 위해서 꼭 지켜야 할 아래의 3가지 안전수칙이 있습니다.
첫째, 운전자에게 잘 보이는 밝은 색 옷을 입어야 한다.
밤에 검은색 옷을 입을 경우 운전자는 26m 거리까지 와야 대상을 발견할 수 있지만, 밝은 색 옷을 입으면 38m, 반사체의 경우는 150m 거리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운전자가 그만큼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죠.
예를 들어 50km/h 속도로 차가 달릴 경우 26m를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초도 걸리지 않는 짧은 시간인데요.여기에 비까지 내리는 상황이라면,비 오는 도로는 물로 인해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잡을 때 도로와 타이어 사이에 수막현상이 생겨 제동거리가 더 길어집니다.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사고 확률도 더 높아질 수 있겠죠? 따라서 보행자는 맑지 않은 날에 특히나 운전자의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옷을 입고 반사체를 몸에 부착하는 등 사고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둘째, 내가 주위를 잘 살필 수 있도록 우산을 올바르게 쓴다.
비가 올 때 바람이 불면 비가 흩날려 우산을 쓰더라도 비를 맞게 되는데 보통은 비를 막으려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우산을 기울입니다. 이런 경우 비를 덜 맞을 수는 있지만, 우산이 눈높이보다 더 낮아져 시야를 가리게 되죠. 이에 차나 자전거 등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산은 항상 눈높이 위로 들어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눈높이로 들기가 어렵다면 기울여 쓰더라도 주위를 볼 수 있는 투명 우산을 추천합니다.
셋째, 평상시보다 더 주의하며 걷는다.
평상시보다 더 주의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손에는 우산 외에 다른 물건은 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손에 짐이 있으면 그로 인해 신경이 분산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비 소리로 인해 주변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고, 맑은 날보다 어두워 주변이 잘 보이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짐이 있다면 손에 들지 말고 가방에 넣어 어깨에 메고, 주위 상황을 잘 살피며 걸어야 하죠. 휴대폰을 보거나 이어폰을 꽂고 걷는 것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의 공통점은 본인도 잘 보고, 상대방에게도 잘 보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본다는 것은 위험을 감지하는 것으로, 빨리 위험을 알아차리고 그에 대한 대처를 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기본이고 핵심이기 때문이죠. 비 오는 날 보행 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안전사고도 주변의 위험상황을 보고 예방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따라서 보는 것이 곧 안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