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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인간과환경

[환경교육] 동물들이 괴로워하고 있어요! (빛 공해가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

 

대지에 어둠이 깔리고 밤이 되면 우리의 자연생태계에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야행성 산새들은 먹이를 찾고, 철새는 이동을 합니다. 개구리들은 짝짓기를 하고, 바다 거북이는 모래위로 올라와 알을 낳습니다. 낮과 밤, 그 경계 안에서 자연생태계는 균형을 유지하며 경이로운 활동을 계속합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낸 과도한 빛 때문에 이런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동식물들의 생육과 번식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빛 공해로 피해를 입고 있는 자연생태계! 과연 우리가 불을 켜둔 밤 사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빛 공해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해요.

 


야간이동을 하는 철새들의 방황

 

 

별빛과 불빛을 혼동하는 새들

 

어두운 밤, 달빛과 별빛은 밤에 이동하는 철새들의 든든한 나침반이자 길 안내자입니다. 그런데 인공조명 때문에 달빛이나 별빛을 볼 수 없게 된 새들이 잘못된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미국 환경단체인 ‘도시 와일드랜드’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빛 공해가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각 대학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미국 클렘슨대 연구팀은 높은 탑이나 건물에서 헬리콥터에 건물 위치를 알리기 위해 반짝이는 불빛 때문에 철새들이 건물에 부딪쳐 죽거나 길을 잃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달빛이나 별빛을 보고 이동하는 철새들이 건물 불빛을 별빛으로 착각했기 때문이죠.

 

 

어선들의 길잡이 등대

 

눈부신 조명으로 인해 새들이 진로를 이탈하거나 목적지로 돌아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데요. 등대나 어선, 송전탑, 건물 등에서 나오는 밝은 빛에 길을 잃어 충돌하거나 이동 방향을 잃고 빛 주변을 계속해서 맴돌다가 지쳐 죽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등대나 풍력터빈, 시추 플랫폼 등 주변에는 이와 같은 이유로 쓰러진 바다 새들을 많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받고 있어요!

 

매미가 밤낮없이 울어요!

 

늦은 밤, 매미 소리 때문에 잠들지 못한 적이 있나요? 실은 매미는 밤에는 울지 않는 습성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과도한 인공조명 때문에 매미는 밤낮없이 울게 되었죠. 모두 빛 공해가 만들어낸 생태계 파괴현상 입니다.

 

멸종 위기에 놓인 바다거북의 사연
 

 

전래동화에 용궁의 사신으로 등장하는 바다 거북이는 어두운 해변을 좋아하며 외진 곳에 위치한 둥지에 알을 낳습니다. 하지만 해안가의 밝은 조명이 점점 바다거북의 산란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또 부화된 바다거북이 새끼는 본능적으로 반짝이는 것을 보면 물이라고 생각해 기어가는데 해안조명 때문에 바다가 아닌 도로와 같은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만든답니다.

 

개체수가 감소 하고 있는 너구리들

 

 

흔히 어두운 동굴에 살고 있다는 박쥐를 비롯해 너구리, 사슴 등의 포유류들도 빛 공해로 인해 번식능력 저하와 개체 수 감소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과도한 빛으로 야간 사냥 활동이 곤란하고,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되어 사망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해요.

 

개굴개굴, 스트레스 받는 개구리들

 

 

도시와는 멀리 떨어진 습지에 살고 있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들은 멀리서 새어 나오는 빛 때문에 먹이를 잘 찾지 못해 체중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번식력이 떨어져 결국 개체 수 감소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또한 도시 근처 물가에 서식중인 동물성 플랑크톤도 밝은 인공조명 때문에 물밑에서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수질악화를 초래하기도 한답니다.

 

밤새 깨어있는 나방의 몸부림

 

불빛만 보면 뛰어드는 나방! 나방과 같은 곤충류는 인공조명에 이끌려 밤새도록 그 주변에 머물며 너무 많은 기력을 소모하는 바람에 교배와 이동에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또 먹이를 찾는 박쥐나 기타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되어 개체 수 감소 및 희소종 유실이 유발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조명이 철새뿐 아니라 곤충, 파충류, 어류, 양서류, 가축 등 우리와 함께 이 땅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동식물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그 영향력이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에 절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인간의 편의만 따지기보다는 이제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과 동식물들의 삶도 함께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인공조명을 세울 때는 주변의 농작물이나 가축 등에 직접 빛이 비칠 가능성이 없는지, 혹시 야생동식물이 생식하고 있는 지역과 인접하지 않은지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는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