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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우리 아이 여름방학 어떻게 보낼까? (feat. 초등학교 자녀를 둔 초등교사 4명)


녹음이 짙어가고 매미 소리가 정겨운 7월 말입니다. 예전 같으면 초등학생들이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을 텐데요.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학이 짧아진 학교도 많고,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기 어려워 여름방학에 대한 기대감은 예전보다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소통이 부족한 온라인 수업도 없고,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는 등교수업도 없는 방학이 곧 시작되죠.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 50명을 대상으로 방학 때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친구들과 신나게 밖에서 놀고 싶다고 대답한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70%). 어떤 친구들은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대답하고(18%), 어떤 대견한 친구들은 공부도 조금 하고 싶다고 하네요(6%). 그밖에 파자마 파티, 놀이동산 놀러 가기, 수영하기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은 정말 많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워진 요즘에는 이것들 중 몇몇을 하기에도 힘든 상황이 되었는데요.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교사 4명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알찬 방학을 위하여 무엇을 계획하고 있나요?




A 교사(6학년 자녀): 온라인 수업에 지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우리 아이에겐 몸과 마음에 힐링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친 몸과 마음은 자연 속에서 에너지를 얻어야겠죠. 그래서 가족 캠핑을 계획하고 있어요.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세상에서 놀던 아이에게 와이파이 숲이 아닌 진정한 숲이 제공해 주는 훌륭한 놀잇감을 만나게 하고 싶어요. 


풀과 나무, 꽃과 돌, 떨어진 나뭇가지만 가지고도 얼마나 잘 놀겠어요. 밤이 되면 하늘에 있는 별도 보고, 아기자기한 솔방울을 모아 캠프파이어도 하고 싶어요. 우리 아이는 타닥타닥 타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불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 진대요. 이른바 불멍 타임도 기대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계곡에서 사는 물고기도 관찰하고 물가에 있는 식물들도 함께 알아보려고요. 아직은 텐트치기가 서투니 주말마다 한강에 나가 텐트 치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B교사(5학년 자녀): 예전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던 여러 형태의 캠프가 온라인 형식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집에서 이런 온라인 캠프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이의 꿈이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다 보니까 평소에 관심 있었던 ‘미디어 전문가 되기’와 같은 온라인 캠프 프로그램을 신청했어요. ‘환경 전문가 따라잡기’, ‘금융경제 온라인 캠프’ 등 유명 강사나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직접 배울 수 있고 피드백도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방학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C교사(4학년 자녀): 저는 아이와 비공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2가지 채널을 운영해보려고 하는데요, 한 가지는 책을 읽어주는 채널이고 또 한 가지는 과학실험 채널입니다. 책을 읽으라고 말하면 딱딱한 느낌이 드는지 스스로 찾아 읽지 않던데 책 읽는 걸 녹화하고 영상으로 만드니 흥미를 느끼더라고요.


또 과학실험을 직접 촬영하니까 과학실험에 필요한 준비물이 무엇인지 직접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실험 과정도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을 기회로 아이와 함께 유튜브 비공개 채널을 운영해서 아이와 추억을 쌓아보려고 합니다. 요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유망한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잖아요.




D교사(2학년 자녀): 아직은 아이들을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기가 다소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아이가 혼자 집에 있었던 적이 많아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이번 방학에는 아이와 함께 집에서 맛있는 요리도 만들어보고 악기 연주하는 법도 가르쳐주려고 해요. TV 매체에서 음식 만드는 것을 많이 봐서 그런지 아이가 요리에 부쩍 관심이 생겼거든요.


아이가 좋아하는 달달한 쿠키와 여러 가지 채소를 토핑으로 얹은 또띠아 피자나 식빵 피자도 함께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오카리나 소리가 너무 좋다고 해서 방학 때 ‘오카리나로 노래 한 곡 연주하기 미션’에 도전해 볼 계획입니다.




이번 1학기는 학생들이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코로나 블루’ 들어보셨나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집에 혼자 있거나 돌봐주는 사람 없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럴 때 부모님들이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서 방학 때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날려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